| 웨딩 베일의 매혹에 빠지게 하라 오래전 영화가 기억난다. 옛 연인이었던 신부가 결혼식을 올리는 식장으로 뛰어 들어가 신부의 손을 낚아채듯 붙잡고 정신없이 도망치던 더스틴 호프만. 내 눈엔 그의 손에 이끌리어 달아나던 캐더린 로스의 힙 라인까지 내려오는 풍성한 베일이 강조된 웨딩드레스가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다. 어디 그뿐이랴. 1981년 7월, 런던 세인트폴 성당에서 열렸던 다이애나와 찰스 황태자의 결혼식은 환상, 그 자체였다. 스펜서 가문의 다이아몬드 왕관으로 고정한 베일과 웨딩드레스가 화제가 된 이유는 25피트나 되는 엄청난 길이 때문 아니었던가. 왕실의 위엄과 아름다움의 표현이었으리라. 이처럼 베일은 웨딩드레스와 더불어 결혼의 상징으로 손 꼽힌다. 결혼식의 신성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베일에 대한 애정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한층 짙어졌다. 베일은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새하얀 웨딩드레스에 다소곳이 고개를 숙인 머리 위로 신비스럽게 드리워진 베일...그리고 손에 들린 아름다운 부케... 이는 신부라면 누구나 꿈꾸는 로맨틱한 신부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부를 더욱 아름답게 연출해주는 베일! 과연 그 의미는 무엇일까? 베일은 신부를 탐내는 남자들의 탐욕스러운 시선에서 신부를 보호하고자 했던 정절의 의미가 담겨 있다. 대표적인 베일의 소재로는 튤, 네트(net), 레이스 등이 사용된다. 베일의 스타일은 길이에 따라 짧은 길이와 긴 길이의 베일로 나뉘는데 짧은 길이의 베일에는 플라이 어웨이 베일<사진1>, 엘보우 랭스 베일<사진2>, 핑거 팁 베일<사진3>이 있고, 그리고 긴 길이의 롱베일<사진4>이 있다. 플라이 어웨이(Fly Away)는 베일이 어깨까지 오는 길이에 다양하게 겹치는 효과를 사용하여 인포멀이나 세미 포멀에 사용하며, 엘보랭스(Elbow Length)는 베일이 팔꿈치까지 오는 길이이며, 튤을 한 겹, 두 겹이나 세 겹을 겹쳐 사용한다. 핑거 팁(Finger Tip)은 베일이 손가락이나 손목까지 오는 길이를 말하며 가장 포멀한 웨딩드레스에 사용한다. 롱 베일에는 길이에 따라 왈츠, 채플, 케더럴로 나뉘는데 왈츠(Waltz)는 베일이 바닥까지 오는 길이이며 세미 포멀에 사용한다. 채플(Chapel)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베일로 80~100인치 정도 되는 길이이다. 캐더럴(Cathedral)은 큰 교회나 성당에서 결혼식을 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110인치 정도 되는 길이의 베일이다. 베일의 역사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4세기 로마와 그리스에서는 훤히 들여다보이는 베일을 핀이나 리본으로 머리에 고정시켰으며 중세에는 색을 중시하지 않고 오히려 옷감의 질이나 장식을 강조했다. 처음 착용한 베일은 얇은 명주로 된 그물모양으로 만들어졌으나 1807년부터는 실크직조 기계를 발명한 영국인 존 에스코에 의해 실크 소재 베일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민족학자 마사 워싱턴의 조카손녀인 에밀리 커스티스에 의해 레이스 베일이 처음 등장했다는 문헌기록이 있다. 베일은 결혼식 장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소품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신부의 신비로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연출이 필요하다. 최근 베일의 디자인 트렌드는 롱 베일에 오색 스팽글이 화려하게 돋보이는 스타일이 강세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웨딩드레스 디자인이 어깨 라인을 드러내는 튜브 톱이 선보여지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유행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베일의 연출은 머리의 뒷부분에서 중심을 잡아 늘어뜨리는 스타일. 그러나 올 봄엔 베일이 갖고 있는 의미를 더욱 살려 얼굴 앞으로 베일을 내린 블러셔(Blusher) 스타일<사진5>을 연출해보길 제안해본다. 수줍은 듯 신비한 신부의 모습을 마음껏 연출하여 신랑이 베일을 걷고 이마에 입맞춤을 해주는 로맨틱 이벤트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베일은 쓰면 신부의 사랑스러움과 매력이 두 배로 커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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